박준 「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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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놓은 일도

이번 주면 끝을 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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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고열이 나고

이틀은 좋아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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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다시 열이 오르는 것을

삼일열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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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 학질을 앓은 주인공을 통해

저는 이것을 알았습니다 다행히

그는 서른 해 정도를 더 살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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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꽃이 나오는 대목에서는

암꽃은 하늘을 향해 피고

수꽃은 아래로 늘어진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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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제가 전부터 알고 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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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해가 나자

약을 먹고 오래 잠들었던

당신이 창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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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입고 개어놓았던

옷을 힘껏 털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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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리를 들은 저는

하고 있던 일을 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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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으로

겨울을 보낸 새들이

날아가는 것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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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온몸으로

혼자의 시간을 다 견디고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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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함께 맞을 수 있는 날들이

새로 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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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Kenrick Mi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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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문학과지성사,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