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보원 「저택 관리인」

2021. 9. 3. 11:53同僚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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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야, 하고 나는 마루를 불렀는데 방 안에 있던

푸들들이 다 우르르 달려오는 거야 백 한 마리나 되는 이 푸들들의 이름을 다 마루라고 한다면 겹치는 걸까?

겹치면 더 좋겠지…… 나는 구분 가지 않는 것들을 사랑해

그 불가능성이 그 푸들들을 전부 다 사랑하게 만들었지

어쩔 수가 없어서 다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거야

그렇게 나는 푸들들에 둘러싸여서 산더미 같은 개밥 포대를 뒤적거리며 살고 있어 하지만 가끔은

나는 몸이 하나인데 푸들들은 너무 많다, 너무……

너무 깜짝 놀라서 울고 싶어지는 거야 이렇게

멍멍

멍멍,

하고

 

 

from David von Diemar

 

 

 


 

 

 

강보원, 완벽한 개업 축하 시, 민음사,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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