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僚愛

신해욱 / 色

동그린 2020. 4. 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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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욱 / 色

나는 과도한 색깔에 시달린다

내가 나빴다

좋아하는 것들이 많아져서

색깔을 훔치곤 했다

천연의 것들

인공의 것들

미안 너의 그림자도 건드렸다

심지어는 물에게까지 그랬다

​색깔들이 불규칙하게 차올라서

나는 쉽게 무릎이 꺾인다

나는 눈동자가 커다랗고

내가 너무

무거운 것이다

그렇지만 좋은 것들은 정말 많고

네가 있고

나는 녹이 슬고

나는 호흡 곤란

​오래오래

그럴 것이다

 

 

 

신해욱 / 色

(신해욱, 생물성, 문학과지성사, 2009)


https://www.instagram.com/donkgr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