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僚愛
하재연 「행성의 고리」
동그린
2021. 2. 2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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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이전에 결정된
내 인생의 장면들
묵음으로 지나가는
느린 유리 속
뒷모습
비어 있는 이름 몇 개
너의 정면을
보지 못하는 나의 흰 눈동자
우리는 어디선가 이어져 있겠지
찌그러진 타원형의 바깥들에 매달려
계속해서 바깥이 되어가고 있겠지
검은 우주처럼
끝없이 돌면서
팽창하면서
하재연, 우주적인 안녕, 문학과지성사,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