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僚愛

이원하 / 아무리 기다려도 겨울만 온다

동그린 2020. 3. 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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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하 / 아무리 기다려도 겨울만 온다

복잡한 부분을 긁어보았지만

여전히 복잡해요

나중이 되면

볼품 있을 건데 지금은

마당에 널린

잔가지나 다름없어요

여름

가을을

잔뜩 공들였는데

​이게 웬 겨울인가요

산뜻한 걸 기대했는데

입 비뚤어진 겨울이라니요

​엄살에도 쉽게 따뜻해지지 않아요

구석에서 더 구석으로 자릴 옮겨도

차가운 구석뿐이에요​

삼 년 버틴 겨울이지만

아직 인사 나누는 사이 아니에요

남들은 말하죠 소복하게 쌓인

백지 위를 걷고 넘어지는 것이

얼마나 괜찮냐고

​전 괜찮지 않아요

거짓말로는 녹지 않으니까요

 

 

 

이원하 / 아무리 기다려도 겨울만 온다

(편집부, 시인동네 1월호, 시인동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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