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운 / 피서
안태운 / 피서 마찰하는 것에는 보풀이 일었다 자주 스위치를 껐다 켰고 비누에는 균열이 생겼다 비나 내렸으면 그러나 햇빛이 부서져 내렸다 파이프는 계속 삐 소리를 냈고 하늘에는 버짐이 피어나고 있었다 너는 비틀어진 선로였다 그러니 이탈할 것 여러 번 다짐을 했고 면벽했다 여분의 무게로 나무는 흔들리고 있었다 무언가 자주 간섭했고 그러나 그것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출구가 전환되고 있었다 청과점 앞에는 아지랑이가 오래 정체했다 네 동공은 우주 같았고 그러나 빈 우주에서 나는 독백하는 배역을 맡았다 또 한 편의 여름이 재생되었다 나는 일상을 적지 않았다 안태운 / 피서 (안태운, 감은 눈이 내 얼굴을, 민음사, 2016) https://www.instagram.com/donkgrine/
2020.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