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 너는 없고 네 분위기만 남았어
김하늘 / 너는 없고 네 분위기만 남았어 너는 없고 네 분위기만 남았어 둘이었던 골방에선 늘 오래된 알약 냄새가 나 2인용 빨간 소파에 달라붙어 앉아 수플레를 먹고, 에이드도 마셨지 우리의 혈액은 아직 따뜻했고, 새벽달이 뜨는 날이면 서로의 몸에 오줌을 누는 것으로 영역을 확인했어 아, 얼마나 로맨틱한지 몰라 너는 없고 네 분위기만 남았어 침대는 좁고, 가진 건 5달러뿐이었지만 아무렇게나 뒹굴고 혀를 섞었지 브룩클린으로 떠나는 표를 끊던 날 너는 제일 야한 팬티를 챙기며 이걸 입고 반하지 않는다면 그건 무효야, 끼죽끼죽 웃었고 그게 우리의 마지막이라는 걸 예감하듯 우리는 우리만의 건기를 견뎠으나, 마침내 네 분위기만 남았어 네 눈물은 짜지 않았고, 총천연색으로 빛났고…… 기억..
2020.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