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하 / 아무리 기다려도 겨울만 온다
이원하 / 아무리 기다려도 겨울만 온다 복잡한 부분을 긁어보았지만 여전히 복잡해요 나중이 되면 볼품 있을 건데 지금은 마당에 널린 잔가지나 다름없어요 봄 여름 가을을 잔뜩 공들였는데 이게 웬 겨울인가요 산뜻한 걸 기대했는데 입 비뚤어진 겨울이라니요 엄살에도 쉽게 따뜻해지지 않아요 구석에서 더 구석으로 자릴 옮겨도 차가운 구석뿐이에요 삼 년 버틴 겨울이지만 아직 인사 나누는 사이 아니에요 남들은 말하죠 소복하게 쌓인 백지 위를 걷고 넘어지는 것이 얼마나 괜찮냐고 전 괜찮지 않아요 거짓말로는 녹지 않으니까요 이원하 / 아무리 기다려도 겨울만 온다 (편집부, 시인동네 1월호, 시인동네, 2019) https://www.instagram.com/donkgrine/
2020.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