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훤 / 미아
이훤 / 미아 당신은 후하게 나의 슬픔을 챙겨 사라진다 오래 듣는 자에게 복이 있고 나는 달아나려 했다 전부 갚지 못할까봐 도망치는 골목마다 기다린다 당신을, 어차피 또 달아날 거면서 나를 꺼내는 일에 인색한 나더러 당신은 매번 고맙다고 했다 미아처럼 몇 단어 앞뒤로 오가기만 반복하고 아무도 모르는 미소를 닦는다 큰일이다 달아나는 곳이 자꾸 당신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훤 / 미아 (이훤, 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 문학의전당, 2016) https://www.instagram.com/donkgrine/
2020.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