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끝별 / 투신천국
정끝별 / 투신천국 재벌 3세가 뛰어내렸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출근한 아침 그날 하루 부산에서만 십대 세 명이 뛰어내렸다는 인터넷 오후 뉴스를 보다가 이런, 한강에 뛰어내렸다는 제자의 부음 전화를 받고 저녁 강변북로를 타고 순천향병원에 문상 간다 동작대교 난간에 안경과 휴대폰을 놓고 뛰어내린 지 나흘이 지나서야 양화대교 근처에서 발견되었다며 세 달 전 뛰어내린 애인 곁으로 간다는 유서를 남겼다며 내 손을 놓지 못한 채 잘못 키웠다며 면목없다며 그을린 채 상경한 고흥 어미의 흥건했던 손아귀 학비 벌랴 군대 마치랴 십 년 동안 대학을 서성였던 동아리방에서 맨발로 먹고 자는 날이 다반사였던 졸업 전날 찹쌀콩떡을 사들고 책거리 인사를 왔던 임시취업비자로 일본 호주 등지를 떠돌다 귀국해 뭐든 해..
2020.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