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양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다 오랜만에 걱정이 어른스럽게 말했다 너 문단에 아는 사람도 없어서 어떡하니 그러게 쓰고 싶은 대로 쓸 거라고 말할 수도 없고 말해도 들을 사람도 없고 사랑하는 것만 쓸 수도 없고 미워하는 것만 버릴 수도 없네 무엇을 담으면 넘치지 않을까 세수를 했다 양치도 하고 밥도 먹고 친구도 만나고 무엇을 담으면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잠들었다 글쎄 고아도 자라면 어른이 된다니까 윤지양, 스키드, 문학과지성사, 2021
2021.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