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이전에 결정된 내 인생의 장면들 묵음으로 지나가는 느린 유리 속 뒷모습 비어 있는 이름 몇 개 너의 정면을 보지 못하는 나의 흰 눈동자 우리는 어디선가 이어져 있겠지 찌그러진 타원형의 바깥들에 매달려 계속해서 바깥이 되어가고 있겠지 검은 우주처럼 끝없이 돌면서 팽창하면서 하재연, 우주적인 안녕, 문학과지성사,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