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연 「월화수목금토일」
잘 지내?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잘 지내 답하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오늘은 당신에 대해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당신이 좋아하던 음식을 올려놓고 기름기 묻은 손을 세제로 씻으며 물기를 닦던 사소한 습관과 벨을 누르면 가장 먼저 반겨주던 당신에 대해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던 음성에 대해 - 잘 지내고 있어? 벽장에 비치는 것이라곤 그림자 하나뿐인데 문득 묻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비를 모으고 모으다 못 견디고 무너지는 댐처럼 폭설에 쓰러지는 나무처럼 어떻게 지내 묻고 싶은 순간이 - 오늘은 당신에 대해 이야기를 참 많이 나누었습니다 당신이 좋아하지 않던 음식을 앞에 두고 왜 싫어했을까? 이렇게 먹기 좋은 것을 웃으면서 월화수목금토..
2021.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