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백규 「수목한계」
우리에게 사랑은 새를 기르는 일보다 어려웠다 꿈 바깥에서도 너는 늘 나무라 적고 발음한 후 정말 그것으로 자라는 듯했다 그런 너를 보고 있으니 어쩐지 나도 온전히 숲을 이루거나 그 아래 수목장 된 것 같았다 매일 꿈마다 너와 누워 있는 장례였다 시들지 않은 손들이 묵묵히 얼굴을 쓸어가고 있었다 부수다 만 유리온실처럼 여전히 살갗이 눈부시고 따사로웠다 돌아누운 등을 끌어안고서 아무 일도 아직은 피어나지 않을 거라 말해주었다 양안다, 최백규, 너는 나보다 먼저 꿈속으로 떠나고, 기린과숲, 2021
2021.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