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호 / 직유법
이현호 / 직유법 당신이 이쪽으로 걸어오자 저편 세상이 그림자처럼 어두워졌다 당신이 여기 있어 텅 비어버린 세계에 대해 비 맞는 벤치같이 나는 하릴없어서 늘 한 사람이 모자라는 세계 속으로 떠나보내 주었다 멀리 당신을 등대처럼 놓아주었다 아주 잊지는 않은 기분으로 내가 아니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마음이 물수제비같이 떠가는 것을 보며 저기 당신이 있어 이편 세상의 어둠 속에 파이는 등댓불의 환한 괄호마다 미아처럼 나는 하릴없이 직유를 던지며 놀았다 당신같이 당신처럼 당신인 듯이 이현호 / 직유법 (이현호,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문학동네, 2018) https://www.instagram.com/donkgrine/
2020.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