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우 / 공중 정원
구현우 / 공중 정원 한낮의 정원에서 아픈 꿈을 꿨다 막연하니까 더 분명한 마음이 있었다 한밤의 초목 완연한 구조물 앞에서도 통증이 지속되었다 꿈속에는 둘만 있었고 모르는 너를 아는 이름으로 불러주고 싶었지만 혀끝이 굳어버렸고 흙냄새가 지독하게 너무나 독하게 감돌았다 실재하는 정경이 꿈의 정원을 닮아간다는 게 제 아름답지만은 않았고 한낱 코끝에 맺혀 있는 네가 어떻게 미워질 수 있는지 신비로웠다 마지막을 짐작하지 못해서 꿈은 다만 끝을 향해가고만 있었다 물린 데가 없는데도 말할 수 없는 어느 부위가 참을 수 없이 가려웠다 아무도 나를 기다리지 않고 아무것도 끝난 건 없어서 아픈 곳이 늘어난 후에야 비로소 천국을 그리워했다 예술이 있는 정원을 벗어나고도 나의 서사..
2020.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