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하 / 침착하게 사랑하기
차도하 / 침착하게 사랑하기 몸에 든 멍을 신앙으로 설명하기 위해 신은 내 손을 잡고 강변을 걸었다 내가 물비린내를 싫어하는 줄도 모르고 . 빛과 함께 내려올 천사에 대해, 천사가 지을 미소에 대해 신이 너무 상세히 설명해주었으므로 나는 그것을 이미 본 것 같았다 반대편에서 연인들이 손을 잡고 걸어왔다 . 저를 저렇게 사랑하세요? 내가 묻자 신은, 자신은 모든 만물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저만 사랑하는 거 아니시잖아요 아닌데 왜 이러세요 내가 소리치자 . 저분들 싸우나봐, 지나쳤던 연인들이 소곤거렸다 . 신은 침착하게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는 신의 얼굴을 바라보지 않고 강을 보고 걷는다 강에 어둠이 내려앉는 것을, 강이 무거운 천처럼 바뀌는 것을 본다 . 그것을 두르고 맞으면 아프지만 멍들지는 않는다 ...
2020.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