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하림 / 몬떼비데오 광장에서
주하림 / 몬떼비데오 광장에서 일요일 아침, 물에 빠져 죽고 싶다는 어린 애인의 품속에서 나는 자꾸 눈을 감았다 만국기가 펄럭이는 술집에서 나라 이름 대기 게임을 하면 가난한 나라만 떠오르고 누군가 내 팔뚝을 만지작거릴 때 이상하게 그가 동지처럼 느껴져 자꾸 바뀌던 애인들의 변심 무엇이어도 상관없었다 멀리 떼 지어 가는 철새들 눈부시게 흰 아침 이 세계가 나를 추방하는 방식을 이해해야 할 것만 같은 주하림 / 몬떼비데오 광장에서 (주하림, 비벌리힐스의 포르노 배우와 유령들, 창비, 2013) https://www.instagram.com/donkgrine/
2020.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