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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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연 「행성의 고리」
나의 삶 이전에 결정된 내 인생의 장면들 묵음으로 지나가는 느린 유리 속 뒷모습 비어 있는 이름 몇 개 너의 정면을 보지 못하는 나의 흰 눈동자 우리는 어디선가 이어져 있겠지 찌그러진 타원형의 바깥들에 매달려 계속해서 바깥이 되어가고 있겠지 검은 우주처럼 끝없이 돌면서 팽창하면서 하재연, 우주적인 안녕, 문학과지성사, 2019
2021.02.22 -
한강 / 회복기의 노래
한강 / 회복기의 노래 이제 살아가는 일은 무엇일까 물으며 누워 있을 때 얼굴에 햇빛이 내린다 빛이 지나갈 때까지 눈을 감고 있었다 가만히 한강 / 회복기의 노래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문학과지성사, 2013) https://www.instagram.com/donkgrine/
2020.02.27 -
하재연 / 양양
하재연 / 양양 물고기를 잡아야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네 손바닥에 놓인 것이 조용했다. 해마도 물고기냐고 물었다. 해마는 말을 닮은 물고기라고 했다. 눈 뜬 해마는 식물 같아, 수컷이 새끼를 낳는다지. 너는 해마가 약으로도 쓰인다고 멸종 위기라고 물에 사는 고기들이 다 고기인 건 아니라고. 다음 날이 도착했는데 죽은 해마와 나는 사람이 먹어야만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하재연 / 양양 (하재연, 우주적인 안녕, 문학과지성사, 2019) https://www.instagram.com/donkgrine/
2020.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