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유 / 결혼식
2020. 12. 29. 22:10ㆍ同僚愛/임승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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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유 / 결혼식
버스에서 내려 이정표를 따라갔어. 나는 저 사람들이 다 나와 같은 방향인 줄 알았는데 정신 차려보니 어디 가고 없더라고. 이제부터 정신 차려야 할 때
나 누구한테 말하고 있는 거니. 나무를 보다가 나무가 멈춘 걸 알았다. 그래도 너한테 말하고 있어.
나무가 다시 갈 때는 간격이 있고 나는 무사히 도착했다. 딴 데 간 줄 알았던 사람들이 모두 여기에 모여 있더라고. 이제 너를 찾기만 하면 돼.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내셨죠. 인사를 하고 돌아다니다가
끝나버렸다. 우린 잘 지냈으면 좋겠다.
임승유 / 결혼식
(임승유, 나는 겨울로 왔고 너는 여름에 있었다, 문학과지성사,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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