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호 「성탄목」

 

 

 

그 겨울

살풋 맞잡은 손안엔

별이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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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의 소실점으로 멀어지는 세모꼴의 찻길을 육교 위에서 내려다보았다 헐벗은 가로수 나뭇가지들 사이로 어둠살에 갇힌 차량의 불빛들 반짝이고 희미한 바람에 실려 공중을 떠돌던 마른 눈송이들이 그 조감도를 맴돌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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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저렇게 큰 크리스마스트리를 갖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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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지 낀 손안의 별은 지구에서 가장 환한 성냥불 그 빛가로 애인의 머리가 함박눈같이 내려앉았다 우리는 서로의 맘속에 이 별이 다녀갈 만큼 큰 굴뚝을 지어주었다 꼬마전구들을 별무리처럼 휘감은 겨울나무가 계절을 잊고 꽃순을 피워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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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뿐이었던

그 겨울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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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 Annie Spra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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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호, 라이터 좀 빌립시다, 문학동네,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