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훤 / 미아

2020. 3. 1. 17:51同僚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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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훤 / 미아

당신은 후하게 나의 슬픔을 챙겨 사라진다

오래 듣는 자에게 복이 있고

나는 달아나려 했다 전부

갚지 못할까봐

도망치는 골목마다 기다린다 당신을, 어차피 또

달아날 거면서

나를 꺼내는 일에 인색한 나더러

당신은 매번 고맙다고 했다

미아처럼 몇 단어 앞뒤로 오가기만 반복하고

아무도 모르는 미소를 닦는다

큰일이다

달아나는 곳이 자꾸 당신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훤 / 미아

(이훤, 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 문학의전당,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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