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경 / 숲
2020. 3. 3. 09:13ㆍ同僚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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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경 / 숲
그 자리에서 그 남자가 적고 있는 것이 어떻게 그리 파랗기만 한 것인지 먼지 같은 기억 떠올라 좀체 가라앉지 않습니다 그는 왼손으로 방향이 없는 이마를 감싸고 계절과 계절을 견디고 있어요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을 테지만 그보다 불안한 각도를 본 적이 없어 시름에 덮여가는 중입니다 그렇게 불안은 태어나고 숲처럼 가만가만 상처를 핥는 것입니다
유희경 / 숲
(유희경, 당신의 자리 - 나무로 자라는 방법, 아침달,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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