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민 / 반음계

2020. 3. 4. 13:52同僚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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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민 / 반음계

새소리가 높다

당신이 그리운 오후,

꾸다 만 꿈처럼 홀로 남겨진 오후가 아득하다

잊는 것도 사랑일까

잡은 두뼘 가물치를 돌려보낸다

당신이 구름이 되었다는 소식

몇 짐이나 될까

물비린내 나는 저 구름의 눈시울은

바람을 타고 오는 수동밭 끝물 참외 향기가

안쓰럽다

하늘에서 우수수 새가 떨어진다

저녁이 온다

울어야겠다

 

 

 

고영민 / 반음계

(고영민, 사슴공원에서, 창비, 2012)


https://www.instagram.com/donkg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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