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후 「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
티브이에 춤추고 노래하는 내가 나온다 생선을 바르다 말고 본다 이 무대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할 댄스 가수 얼굴을 애써 외면하지 않는다 술 취한 자들의 노래만큼 엉망이었지 흥얼거리다 사라질 이름인데 너무 오래 쓴 거야 도려주긴 그렇고 버리는 것이지 나도 잃어버린 것을 주워다 썼으니까 코러스 없이는 노래를 못해요 무반주는 아주 곤란해요 악보 볼 줄 몰라요 춤은 자신 있어 함성 질러주면 노래 열심히 안 해도 될 텐데 무거운 가발을 벗으면서 묻기를, 시작하는 게 두려워? 끝내는 건? 남겨진 질문에 흔들리는 귀걸이의 큐빅으로 대신 말한다 잘 모르겠어 모르는 게 많아 신비로울 줄 알았던 텅 빈 해골에 사람들은 찬사를 보내고 내장까지 꽉 찬 헛기침으로 구름을 걷고 내가 누군가의 기분이 될 수 있으리라 당신..
2021.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