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인 / 나비
김사인 / 나비 오는 나비이네 그 등에 무엇일까 몰라 빈 집 마당켠 기운 한낮의 외로운 그늘 한 뼘일까 아기만 혼자 남아 먹다 흘린 밥알과 김치국물 비어져나오는 울음일까 나오다 턱에 앞자락에 더께지는 땟국물 같은 울음일까 돌보는 이 없는 대낮을 지고 눈 시린 적막 하나 지고 가는데, 대체 어디까지나 가나 나비 그 앞에 고요히 무릎 꿇고 싶은 날들 있었다 김사인 / 나비 (김사인, 가만히 좋아하는, 창비, 2006) https://www.instagram.com/donkgrine/
2020.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