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인 / 나비
2020. 5. 29. 12:09ㆍ同僚愛
728x90
김사인 / 나비
오는 나비이네
그 등에 무엇일까
몰라 빈 집 마당켠
기운 한낮의 외로운 그늘 한 뼘일까
아기만 혼자 남아
먹다 흘린 밥알과 김치국물
비어져나오는 울음일까
나오다 턱에 앞자락에 더께지는
땟국물 같은 울음일까
돌보는 이 없는 대낮을 지고 눈 시린 적막 하나 지고
가는데, 대체
어디까지나 가나 나비
그 앞에 고요히
무릎 꿇고 싶은 날들 있었다
김사인 / 나비
(김사인, 가만히 좋아하는, 창비, 2006)
'同僚愛'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연호 / 배교 (1) | 2020.06.11 |
---|---|
송희지 / 난바(難波) (1) | 2020.05.30 |
서대경 / 흡혈귀 (1) | 2020.05.27 |
서대경 / 벽장 속의 연서 (1) | 2020.05.21 |
서효인 / 선배, 페이스북 좀 그만해요 (1) | 2020.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