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혜 / 최선의 감옥
김신혜 / 최선의 감옥 설원의 끝에는 북쪽이라 불리는 감옥이 있다 불에 타 죽은 개와 얼어 죽은 개가 나란히 매달려 있다 열쇠 꾸러미를 허리춤에 달고 걷는 교도관과 보폭을 맞추는 죄수들 그것이 최악인 사람과 그것이 최선인 사람이 걸어간다 이미 죽은 사람이 처음부터 태어나지 않았다는 가정 어느 방향으로도 짖지 않는다 사람들은 사다리를 타고 절벽을 오른다 아무도 북쪽 끝까지 가보지 않았지만 동전을 던지고 반드시 돌아오리라는 믿음이 깊은 웅덩이를 만든다 얼어 죽은 개의 무덤을 파헤치면서 무덤 속을 비추면서 바닥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이파리는 시들지 않고 죽어가는 개는 죽지 않는다 사과나무 위에 피어나는 사과나무들 씨앗이 싹틀 때 씨앗을 낚아채는 새의 발톱 그림자 하나로도 수백 개의 음표가 완성되..
2020.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