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백규 / 낙원
최백규 / 낙원 그해 봄은 성한 곳 없이 열을 앓았다 살을 맞대어 서로에게 병을 안겨주던 시절이었다 눈더미처럼 누워 화관을 엮었다 불 지르고 비가 쏟아지는 날에도 창을 열어두고 살았다 보낸 적도 없는데 돌아오지 않는 일이 있어서 문턱을 쓸듯이 늦은 저녁을 차리며 끓어 넘치지 않도록 들여다보는 사이 과일은 무르고 이마가 식지 않았다 최백규 / 낙원 (창작동인 뿔,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 아침달, 2019) https://www.instagram.com/donkgrine/
2020.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