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백규 / 낙원

2020. 9. 15. 10:49同僚愛/최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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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백규 / 낙원

그해 봄은 성한 곳 없이 열을 앓았다

살을 맞대어 서로에게 병을 안겨주던 시절이었다 눈더미처럼 누워 화관을 엮었다

불 지르고

비가 쏟아지는 날에도 창을 열어두고 살았다 보낸 적도 없는데 돌아오지 않는 일이 있어서

문턱을 쓸듯이

늦은 저녁을 차리며 끓어 넘치지 않도록 들여다보는 사이

과일은 무르고 이마가 식지 않았다

 

 

 

최백규 / 낙원

(창작동인 뿔,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 아침달,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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