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하림 「모티바숑*」
파리의 겨울은 늘 세 번째 전생 같다 결혼식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어 류에게 프로포즈를 받았어 결혼식 사진이 나왔는데 누구도 날 찾지 못해 프랑스에 머문 친구들은 그런 말을 자주 했어 갔다 오면 정신병자가 되거나 우울증을 앓게 된대 가보지 않고 앓는 병은 어떤 걸까 하녀방이라 불리는 곳에 살았어 옥탑으로 민트색 바람이 불지 처음엔 소공녀 다락방을 떠올렸어 파리에 동화 같은 건 없는데 거기선 늘 바닷물에 발이 젖는 꿈에 빠져 방 모서리를 타고 들려오던 목소리 창이 그리워 생샤펠 성당에 갔어 천장의 스테인드글라스, 장미창 굴절된 빛들이 창을 통과하고 갑자기 유리들이 와장창 머리 위로 쏟아진대도, 나는 피하지 않을 것이다 어둡고 아름다운 것들을 믿어 오는 일을 그것이 쏟아지는 것을 복원가들은 왜 천사의 한쪽 ..
2022.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