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 한 해에는 천 마리 이상의 새가 창문에 부딪혀 죽는다
황인찬 / 한 해에는 천 마리 이상의 새가 창문에 부딪혀 죽는다 방금 새가 창문에 부딪혀 죽었다 간단한 평일의 오후에는 그런 일도 생긴다 초인종 소리가 들려 문을 열었다 문밖에 있는 것은 나의 어머니였다 제대로 된 것을 먹고 살아야지 어머니는 닭볶음탕을 건네주셨다 이것을 먹고 살아야 한다고 하셨다 어머니가 차려 주신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했다 앞으로는 교회에 좀 나오라고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해파리냉채는 시고 매워서 먹기가 불편하였다 어머니를 배웅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새가 또 한 마리 창문에 부딪혀 죽어 있었다 황인찬 / 한 해에는 천 마리 이상의 새가 창문에 부딪혀 죽는다 (황인찬, 희지의 세계, 민음사, 2015) https://www.instagram.com/donk..
2020.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