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 한 해에는 천 마리 이상의 새가 창문에 부딪혀 죽는다
2020. 5. 7. 20:06ㆍ同僚愛/황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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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찬 / 한 해에는 천 마리 이상의 새가 창문에 부딪혀 죽는다
방금 새가 창문에 부딪혀 죽었다
간단한 평일의 오후에는 그런 일도 생긴다
초인종 소리가 들려 문을 열었다 문밖에 있는 것은 나의 어머니였다
제대로 된 것을 먹고 살아야지
어머니는 닭볶음탕을 건네주셨다
이것을 먹고 살아야 한다고 하셨다
어머니가 차려 주신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했다
앞으로는 교회에 좀 나오라고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해파리냉채는 시고 매워서
먹기가 불편하였다
어머니를 배웅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새가
또 한 마리 창문에 부딪혀 죽어 있었다
황인찬 / 한 해에는 천 마리 이상의 새가 창문에 부딪혀 죽는다
(황인찬, 희지의 세계, 민음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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