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국 「어느 날 구글 검색을 하다가」
이 손바닥만 한 땅덩이에서 아버지는 일생을 소와 함께 살았고 나는 월급봉투로 살았다 지금 나의 자식들은 카드로 산다 카드의 마그네틱 자성은 원래 빅뱅 때 우주에서 날아온 것이고 하늘에는 아직 반짝이는 별이 많다 언젠가 텍사스에서 카드를 긁고 서울에서 결재하며 금전이 하늘을 어떻게 오가는지 오래 바라보았다 사는 게 도깨비놀음이다 그러나 지피에스로 찍고 내비게이션만 있으면 사실 이 세계라는 것도 별게 아니긴 하지만 어느 날 구글지도 검색을 하다가 바다로 떨어질까 봐 대륙의 가파른 등짝에 한사코 매달린 내 땅을 보니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사는 게 다 용하다 문광영, 좋은 시, 이렇게 읽는다, 미소, 2017
2021.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