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국 「어느 날 구글 검색을 하다가」
2021. 1. 20. 22:00ㆍ同僚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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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손바닥만 한 땅덩이에서
아버지는 일생을 소와 함께 살았고
나는 월급봉투로 살았다
지금 나의 자식들은 카드로 산다
카드의 마그네틱 자성은 원래
빅뱅 때 우주에서 날아온 것이고
하늘에는 아직 반짝이는 별이 많다
언젠가 텍사스에서 카드를 긁고
서울에서 결재하며 금전이
하늘을 어떻게 오가는지
오래 바라보았다
사는 게 도깨비놀음이다
그러나 지피에스로 찍고
내비게이션만 있으면 사실
이 세계라는 것도
별게 아니긴 하지만
어느 날 구글지도 검색을 하다가
바다로 떨어질까 봐
대륙의 가파른 등짝에
한사코 매달린 내 땅을 보니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사는 게 다 용하다
문광영, 좋은 시, 이렇게 읽는다, 미소,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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