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목 「만리」
그는 바다에 나갔다가 한참 키가 자라는 아이처럼 돌아오곤 했다. 분명한 나의 아이처럼 이제 더는 품을 수 없는 품에 안고 만질 수 없는 물에 오르자 장성한 사내가 되고 여기서 우리의 이야기는 잠시 멈춘다. 나는 젊은 여자의 몸으로 일어난다. 그는 숨을 참고 더 먼바다로 가고 싶다. 금방 돌아오겠다는 말을 하고서 우리는 오랫동안 살아왔다. 유진목, 작가의 탄생, 민음사, 2020
2021.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