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목 「만리」
2021. 1. 13. 20:22ㆍ同僚愛/유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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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바다에 나갔다가
한참 키가 자라는 아이처럼 돌아오곤 했다.
분명한 나의 아이처럼
이제 더는 품을 수 없는
품에 안고 만질 수 없는
물에 오르자 장성한 사내가 되고
여기서 우리의 이야기는 잠시 멈춘다.
나는 젊은 여자의 몸으로 일어난다.
그는 숨을 참고 더 먼바다로 가고 싶다.
금방 돌아오겠다는 말을 하고서
우리는 오랫동안 살아왔다.
유진목, 작가의 탄생, 민음사,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