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리 / 흰색 ― 우유니 사막
이규리 / 흰색 ― 우유니 사막 그 사람들은 살아서 돌아갔어요 그때 흰색을 가지고 갔어요 한번 흰색을 본 사람은 다시 눈뜨는 일이 얼마나 어려웠을까요 아득하다 아득하다 우물거리며 말문이 막히며 그렇게 처음이 되고 있었어요 우기의 소금 사막은 투명한 빙판이어서 그 위로 긴 잠을 쏟으며 여러 차례 돌아누우며 절연이라면, 하고 중얼거리기도 했어요 나는 누구인가 내가 아는 사람이던가, 흰 꽃잎들 무수히 깔리어 이건 말씀 이건 무한 모든 의미는 의미 없음으로 눈이 부시어 눈이 멀어 제 안의 비극이 아름답기도 하였겠지요 무슨 일이 있거나 어떤 마음이 들면 흰색을 기억해요 햇볕은 짜디짜고 우린, 참 시시했어요 이규리 / 흰색 ― 우유니 사막 (문학동네, 계간 ..
2020.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