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영 「모잠비크 드릴」
몸속에 먼지가 가득 쌓여 있다 그것들은 애완 먼지였으므로 모두에게 이름을 지어 줘야 했다 그것들은 서로 너무 닮았고 작았다 신이라는 것은 어쩌면, 거짓과 진실을 섞어 진실한 거짓말을 만들었다 천사의 뒤편에는 무엇이 있을지 알고 있다 그림자가 있겠지 그래 독실한 신성모독자인 그는 매 순간 신을 욕보였지만 기록에 남는 불경이 필요해서 문장을 지었다 신이 잠들었을 때 그의 안구가 보고 있던 것은 우주 속을 떠도는 찻주전자 하나 아름다운 일인용 지옥 신 없다,가 있다 있다,가 없다 평범한 일은 이상하다 이상한 일이 평범하다 믿음은 참 안온하지 신이 있다면 신이 없다면 신을 믿는 사람이 주는 마음은 꼭 잔반 같았는데 그는 싫어하지 않았다 시 같은 걸 쓴다고 믿는 김건영은 잔반을 받아먹고도 살이 ..
2021.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