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 겨울은 말한다
김연아 / 겨울은 말한다 나비들이 내는 소음 없이 우리가 어떻게 첫 새벽의 여명을 알 수 있을까? 이 도시는 잡담이 가득하고, 여자들은 거세된 애완동물을 기르지 너는 어느 도시에도 이름이 등록되지 않은 자 바람 소리로 사람들을 변화시키지 네가 이동을 멈출 때 나무는 거기에 뿌리를 내렸고 동물은 황홀한 잠에 빠져들었어 흰색 위에 검은 사각형이 포개진 말레비치 그림처럼 네가 내게 비밀을 건네주는 사이 창문은 경련하듯 켜지고 또 꺼졌다 이 불꽃 뒤에는 누구의 얼굴이 숨어 있을까? 조용히 누워 회색 침대보로 나를 봉인할 때 겨울 빨래가 빨랫줄에서 삐걱거리듯 문장의 꿰맨 자리가 한 땀씩 터질 때 빙산 위를 날아가는 비행기처럼 보라색 여명을 볼 수 있는 입지점이 필요해 그러나 내가 듣는 것..
2020.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