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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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륭 / 샤워
김륭 / 샤워 열대식물을 생각했다. 당신은 마음에 손잡이가 달려 있다고 했다. 당신이 아름다워 보였지만 내가 아름다워지는 건 아니었다. 털이 북슬북슬한 몸으로 마음까지 걸어 들어갈 궁리를 하다 보면 사막과 친해졌다. 짐승이란 말을 들었다. 나는 손잡이가 몸에 달려 있었고 사막여우 같은 당신의 마음이 걸어 다니기엔 더없이 좋아 보였다. 그때부터였다. 사는 게 말이 아니었다. 벌레잡이통풀, 끈끈이주걱, 파리지옥…… 사랑은 어디에 달려 있던 손잡이일까, 하고 궁금해졌다. 당신의 울음에 기여한 문장들로 샤워를 하면서 열대식물을 생각했다. 아무래도 당신을 너무 착하게 살았다. 나는 꽤나 괜찮은 짐승이고 그래서 쫓겨난다고 생각했다. 김륭 / 샤워 (김륭, 원숭이의 원숭이, 문..
2020.07.29 -
이응준 / 생일
이응준 / 생일 온 우주의 별자리들을 다 헤매도 벗어나지 못하는 이 사막의 중심에서 나는 나의 죄를 닮은 밤하늘을 향해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자 모든 것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이응준 / 생일 (이응준, 애인, 민음사, 2012) https://www.instagram.com/donkgrine/
2020.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