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하 / 나를 받아줄 품은 내 품뿐이라 울기에 시시해요
이원하 / 나를 받아줄 품은 내품뿐이라 울기에 시시해요 점심 먹을 시간이 왔고 내일모레 그가 와요 부탁할 건 없고 내일모레 그가 와요 실랑이도 함께 와요 수국의 성대를 잡고 꺾으면 수국이 울고 우는 수국으로 꽃병을 찌르면 그가 좋아해요 꽃병을 찌르다가 수국 대신 내가 울고 싶은데 나를 받아줄 품은 내 품뿐이라 울기에 시시해요 내일모레와 동시에 그가 왔고 준비한 수국을 꺼내려 하는데 그의 팔꿈치에 이미 수국이 펴 있어요 그는 살아요 매년 혼자서 잘 살아요 수국도 내가 참견 안 했으면 잘 살았을 거예요 혼자서 잘 사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 바로 내가 울게 되는 지점이에요 나도 나 없이 살아지죠 살아지지만 그럴 경우 교접하지 못하는 두 개의 안녕 때문에 발목에 ..
2020.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