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준 / 융단, 모르핀, 매니큐어에게
박연준 / 융단, 모르핀, 매니큐어에게 까만 바다에 빠져봤어? 사람들은 날마다 바다의 도시화를 꿈꾸지 두려워하지 마 내 상체가 해초처럼 흔들리고 팔이 별안간 여덟 개가 되지 어젯밤 너희 셋을 위해 팔을 다섯 개나 뽑았어 그런데 왜 먹지 않았니? 전화벨이 끊겼다, 이어졌다 반복되고 나는 그 반복 사이에서 액체가 된다 보글보글, 기다림이 삭는 소리 소리는 물속에 잠기면 진동이 되지 그건 물들의 비명이야 사랑을 잃고, 띄엄띄엄 울다 자는 밤 산화되는 기억 속 너희들의 지느러미, 누군가를 부르는 파닥이는 힘- 하늘을 봐 바람이 별을 작곡하고 있어 박연준 / 융단, 모르핀, 매니큐어에게 (박연준,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문학동네, 2012) https://www.instagram.com/d..
2020.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