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준 / 융단, 모르핀, 매니큐어에게
2020. 4. 3. 09:45ㆍ同僚愛
728x90
박연준 / 융단, 모르핀, 매니큐어에게
까만 바다에 빠져봤어?
사람들은 날마다 바다의 도시화를 꿈꾸지
두려워하지 마
내 상체가 해초처럼 흔들리고
팔이 별안간 여덟 개가 되지
어젯밤 너희 셋을 위해 팔을 다섯 개나 뽑았어
그런데 왜 먹지 않았니?
전화벨이 끊겼다, 이어졌다 반복되고
나는 그 반복 사이에서 액체가 된다
보글보글, 기다림이 삭는 소리
소리는 물속에 잠기면 진동이 되지
그건 물들의 비명이야
사랑을 잃고, 띄엄띄엄 울다 자는 밤
산화되는 기억 속 너희들의 지느러미,
누군가를 부르는 파닥이는 힘-
하늘을 봐
바람이 별을 작곡하고 있어
박연준 / 융단, 모르핀, 매니큐어에게
(박연준,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문학동네, 2012)
'同僚愛'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미옥 / 질의응답 (1) | 2020.04.07 |
---|---|
이설야 / 심장공장 (1) | 2020.04.07 |
안현미 / 홈스쿨링 소녀 (1) | 2020.04.03 |
안현미 / 다뉴세문경 (1) | 2020.04.03 |
이제야 / 피아노 조율법 (1) | 2020.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