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목 「할린」
하루는 보다 못한 그가 궁금한 것이 있다면 할린에게 물어보라 했다. 할린은 죽은 자이지만 묻는 것에 대답하는 자이며 나는 그런 것을 믿지 않지만 믿기도 하여서 할린 그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 나는 내가 죽는 날을 알고 싶었다. 정확한 날짜와 시간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그날을 향해 살아가고 싶었다. 그런 것도 알 수 있어? 아마도? 나는 어떻게 죽는지 그 또한 알고 싶었다. 그런 게 왜 알고 싶어? 넌 알고 싶지 않아? 난 알고 싶지 않아 네가 알게 된 것을 내게는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언제 죽는지 어떻게 죽는지 모르고 싶어? 모르고 싶어 너는 알고 싶은 게 없어? 나는 알고 싶은 게 없어 아는 것도 전부 잊었으면 좋겠어 나도? 가끔은 ..
2021.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