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 / 내 사랑은 언제나 급류처럼 돌아온다고 했다
2020. 2. 26. 09:48ㆍ同僚愛/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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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 / 내 사랑은 언제나 급류처럼 돌아온다고 했다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어머니는 보이지도 않은 길 끝에서 울었다. 혼자 먹은 저녁만큼 쓸쓸한 밤 내내 나는 망해가는 늙은 별에서 얼어붙은 구두끈을 묶고 있었다.
부탄가스 하나로 네 시간을 버티어야 해. 되도록 불꽃을 작게 하는 것이 좋아. 어리석게도 빗속을 걸어 들어갔던 밤. 잠결을 걸어와서 가래침을 뱉으면 피가 섞여 나왔다. 어젯밤 통화는 너무 길었고, 안타까운 울음만 기억에 남았고, 나는 또 목숨을 걸고 있었다. 알고 계세요 하나도 남김없이 떠나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지대의 나무들을 또 얼마나 흔들리는지.
내 사랑은 언제나 급류처럼 돌아온다고 했다.
허연 / 내 사랑은 언제나 급류처럼 돌아온다고 했다
(허연, 불온한 검은 피, 민음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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