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림 / 슬픈 날의 제화공

2020. 3. 16. 11:03同僚愛

728x90


윤제림 / 슬픈 날의 제화공

슬퍼서,

온종일

구두 한 켤레도 완성하지 못하고

울기만 하는

동료 곁에서

눈물쯤은 그냥 흐르게 놔두고

바늘 끝에 떨어지게 내버려두고

콧물이나 가끔

토시 낀 소매로 훔치며

결국은

오늘의 구두를 다 짓고 있는 사람

어제와 다르다면,

그 좋아하는 FM라디오조차

온종일

켜지 않았다는 것

슬퍼서

 

 

 

윤제림 / 슬픈 날의 제화공

(윤제림, 편지에는 그냥 잘 지낸다고 쓴다, 문학동네, 2019)


https://www.instagram.com/donkgrine/

'同僚愛'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은 / 아이디어  (1) 2020.03.18
윤제림 / 근황  (1) 2020.03.16
차도하 / 침착하게 사랑하기  (1) 2020.03.14
박지일 / 세잔과 용석  (1) 2020.03.14
정희안 / 십자 드라이버가 필요한 오후  (1) 2020.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