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영 / 주사위 전문점 팔아다이스
2020. 6. 28. 19:52ㆍ同僚愛/김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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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영 / 주사위 전문점 팔아다이스
1
돌을 비벼 만든 끈
그것이 하염없이 마음의 비탈을 굴러가고 있는 것이다
하나
아무리 굴러떨어져도
하나
2
입방체는 아름다워요 모든 방향으로 넘어질 준비가 된 모서리가 자꾸 연애를 걸었다 유리와 거울의 태생이 같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다
3
당신은 자몽을 먹다가 웃었다
모든 열매들은 시간을 통과하기 위해 씨앗으로 숨는다
나는 당신이 버린 과일 껍질들을 갈무리해 두었고
세 사람은 서로를 외롭게 하기에는 완벽한 구도라는 것을 알았다
4
우리가 사각 테이블 위에서 주사위를 던지는 동안
화단에 심어 둔 두 켤레의 구두가 자라고 있다
오직 공중에서만 평화를 얻는 언어들은 새들은
도착하는 순간 스스로부터 무너뜨렸다
확률이라니,
망할
5
눈을 감고 눈을 뭉쳐 서로에게 던진다
눈은 오직 주사위 속에서만 정렬되어 내린다
냉음료를 마신 남자가 각얼음을 뱉고 있다
여자는 그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절정이라는 말을 봄에 사용할 때는
손질에 주의해야 한다 제철이 아닌 재료를 다룰 때처럼
6
당신은 눈보라를 헤치며 걷고 있다
가장 긴 말줄임표를 발목에 달고
북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눈의 눈보라를 달고
김건영 / 주사위 전문점 팔아다이스
(김건영, 파이, 파란,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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