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석 / 밤의 질량

2020. 7. 30. 15:59同僚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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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석 / 밤의 질량

밤은 조금 부족한 듯했다.

별들이 떠 있기에는,

이 해안 도시는 너무 작았다.

나는 월요일에만 얘기했고

당신은 화요일만 내밀었다.

역시 밤은 부족했다.

당신과 내가 모두의 슬픔에

고리 모양의 구조를 달 여백이 없었다.

밤이 다시 조금 사라진 듯했다.

없어지는 게 당신의 숨결인지, 공기인지

알 수 없었다.

안기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밤의 치마에는

당신의 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었다.

슬픔을 방 두 개에 다 채워 넣고 나와 걸었다.

숨고 싶은 슬픔의 치마들은 왜 그리도 많은지.

밤의 함몰 흉터들을 나는 오래 걷고 있었다.

밤은 다시 조금 부족한 듯했다.

한 장

검은 봉지 같은 밤이었다고 말했다.

 

 

 

성윤석 / 밤의 질량

(성윤석, 밤의 화학식, 중앙북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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