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은 / 기일(忌日)
2020. 7. 31. 12:16ㆍ同僚愛/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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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은 / 기일(忌日)
버려야 할 물건이 많다
집 앞은 이미 버려진 물건들로 가득하다
죽은 사람의 물건을 버리고 나면 보낼 수 있다
죽지 않았으면 죽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를 내다 버리고 오는 사람의 마음도 이해할 것만 같다
한밤중 누군가 버리고 갔다
한밤중 누군가 다시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다
창밖 가로등 아래
밤새 부스럭거리는 소리
강성은 / 기일(忌日)
(강성은, 단지 조금 이상한, 문학과지성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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